출판사 리뷰
지옥地獄동서양을 막론하고 어느 종교나 사후세계를 이야기한다. 기독교와 이슬람에도 지옥과 천국이 있다. 불교에서는 특이하게 천상, 인간, 아수라, 아귀, 축생, 지옥 여섯 가지로 구분되는 육도(六道) 윤회사상을 이야기한다. 그중 아귀, 축생, 지옥은 특별히 삼악도(三惡道)로 칭한다. 누구나 가기 두려운 곳이다.
불교에서 지옥은 삶의 종착지가 아니라 다음 생으로 이어지는 정류장이다. 지옥에 도착한 망자에게는 생전의 업보를 청산하기 위한 극심하고 다양한 형벌이 기다리고 있다. 그렇기에 이생의 후손들은 먼저 가신 분들을 추념하는 49재, 우란분재, 수륙재 같은 의례를 지낸다.
49재는 죽은 후, 총 49일간 진행되는 의식이다. 망자는 7일마다 저승세계를 관장하는 시왕(十王)을 차례로 한 명씩 만나 전생의 업(業)을 심판받고, 다음 생을 기다린다. 이승에 있는 사람들은 시왕이 심판을 내리는 시간에 맞춰 재(齋)를 올린다. 돌아가신 분이 더 좋은 곳에서 태어나도록, 심판하는 시왕에게 선처를 부탁드리는 마음에서다.
7일마다 한 분씩 총 7명의 왕을 만나게 되는데, 왜 열 명이라는 뜻의 ‘시(十)’왕으로 표기될까? 인도에서 저승세계를 관장하던 야마(Yama, 염라)는 중국으로 넘어와 도교의 신들을 만난다. 불교가 중국의 도교, 유교를 습합(習合)해 만들어진 의례가 시왕 의례다. 돌아가신 지 100일째에 지내는 제사가 추가되고, 유교에서 중요시하는 1주기 즈음에 지내는 소상(小祥), 2주기 즈음에 지내는 대상(大祥)이 더해져 열 번이 됐다. 옛말에 ‘3년 만에 탈상한다’ 하는데, 실제 기간은 2년 남짓이다.
불교의 여러 경전에는 다양한 지옥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것이 팔열지옥(八熱地獄)이지만, 이후 팔한지옥(八寒地獄)이 더해지고 또 다른 지옥도 등장한다. 지옥에서 가해지는 형벌이 그만큼 두려워서일까?
어쩌면 우리가 죽은 후 만나게 될지도 모르는 지옥을 미리 살펴보자.
글. 김남수(월간 「불광」 편집장)
저자 소개김성순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전남대학교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로 ‘동아시아불교 종교문화 비교연구: 고중세 시대 불교의례와 물질연구’ 관련 주제로 글을 발표한다. 주요 저서 및 번역서로는 『불교문헌 속의 지옥과 아귀, 그리고 구제의식』(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동아시아 불교의 흐름과 차문화』, 『붓다, 성과 사랑을 말하다』(공저), 『왕생요집』(번역서) 등이 있다.
박정원
한국예술종합학교 강사, 동국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에서 조선시대 수륙회도(감로도, 감로왕도, 감로회도)를 주제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고, 관련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목경찬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동국대학교 대학원 불교학과에서 유식불교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동국역경원 사업에 참여했으며, 현재 여러 불교대학에서 불교 교리 및 불교 문화를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사찰, 어느 것도 그냥 있는 것이 아니다』, 『유식불교의 이해』, 『지장보살, 원력에 스며들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절집 말씀』 등이 있다.
구미래
불교민속연구소 소장이자 국가유산청 문화유산위원, 조계종 성보보존위원회 위원이다. 불교민속 전공으로 안동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저서로 『공양간의 수행자들』, 『한국불교의 일생의례』, 『한국인의 죽음과 사십구재』, 『존엄한 죽음의 문화사』, 『종교와 의례공간』(공저) 등이 있다.
지미령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술연구교수. 일본 교토 불교대학에서 일본 불교미술사를 전공하고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인천대, 동국대 등에 출강했다. 일본 미술을 독특한 시각으로 연구하며, 아시아의 불교미술 교류에 관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보일 스님
AI 부디즘 연구소장. 해인사로 출가해 해인사승가대학을 졸업, 서울대 대학원 철학과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예술과 인공지능을 주제로 붓다의 지혜를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