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 미소샘 정윤선
[지금의 나를 답하다], [내일도 같을까]라는 저와의 숨바꼭질을 거치면서 마음의 요지경이 저를 [내가 남인듯한 날들이었다]로 안내했습니다. 무지와 앎의 경계선에서 생각 너머를 마주할 때면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생각은 잠깐 빛을 내고 사라지는 여우별을 보는 듯했고, 쌓아놓은 생각은 금세 잊힌 모래성 같습니다. 글로 잡은 생각이라고 안일하면, 어느새 꺼진 촛불 마냥 연기만으로 흔적을 남깁니다. 그러면 저 또한 제 글을 꺼내어 들고 문장 하나하나를 다시 곱씹습니다. 이미 뿌연 하얗게 연기로 잊힌 그것이 제 것인지 아닌지를 증명하듯 곱씹습니다. [생각이 찰랑찰랑 딱 그만큼]이었던 것 중에 찰랑대다 넘친 것은 흘려보내고, 새로운 것을 채웁니다. 그리고 또 흘리기를 반복합니다. 잠시 내 안에 머물던 것은 [여우별의 빛처럼 알알이 모래처럼] 빛을 내다 숨어들고, 뭉쳤다 흩어지길 역시 반복합니다. 그렇게 머리와 가슴이 다른 말을 하며 혼란한 날들에도 생각을 붙잡기 위해 문장을 만들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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