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2002년 《현대수필》로 등단하여 시와 수필을 창작해 온 이영숙 시인의 첫 시집이다. 창작수필집으로 『행복의 바이러스』 외 5권을 상재한 데 이어, 그동안 써온 시들만을 따로 모은 시집이다. 이번 이영숙의 시집을 전체적으로 관류하고 있는 것은 시적 진술에 급급하기보다 그가 만난 사물의 내면 탐구를 통해 자신을 말하고 있다는 점이다. 꽃과 나무 등 자연에 기댄 서정으로 일관하지 않고, 자연과 사물에 대한 심도 깊은 관찰을 통하여 사람살이의 법칙을 읽어내는 전략을 취한 보기 드문 시집니다. 때로는 먼 길을 돌아온 느낌이 들고 느리기도 하지만, 겨울밤 내린 는개가 만든 ‘상고대’의 황홀한 모습, 긴 세월 바닷가에 몰아치는 파도를 견디며 살아온 조약돌의 말, 제 살을 파먹으며 새싹을 틔우는 호박씨의 자태 등을 통해 어려움을 묵묵히 견디며 밝은 세상으로 가는 사유를 견인한 작품들이 주조를 이루고 있다. 이번 시집에는 표제작인 「나를 만나는 시간」을 비롯 「는개 내리는 아침」 등 57편의 시편이 수록되었다.
출판사 리뷰
이영숙의 시집을 전체적으로 관류하고 있는 것은 시적 진술에 급급하기보다 그가 만난 사물의 내면 탐구를 통해 자신을 말하고 있다는 점이다. 때로는 먼 길을 돌아온 느낌이 들고 느리기도 하지만, 겨울밤 내린 는개가 만든 ‘상고대’의 황홀한 모습, 긴 세월 바닷가에 몰아치는 파도를 견디며 살아온 조약돌의 말, 제 살을 파먹으며 새싹을 틔우는 호박씨의 자태 등을 통해 어려움을 묵묵히 견디며 밝은 세상으로 가는 사유를 견인하고 있다. 아울러 자신에게는 가혹하게 인색하면서 남을 대할 때에는 미움을 버리고 관용과 포용의 정신으로 임할 때 우리 사회는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으며, 그것이 우리가 함께 몸담고 살아가는 인간 단지를 밝은 미래를 열어가는 진전 기지로 만들어가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로써 이영숙은 가족 공동체에서 시작한 화해와 관용의 정신이 이웃과 사회로까지 발전되어 가는 것을 시를 통해 잘 보여주고 있다. 그 같은 덕목을 실천하는 자로서, 시인은 남들이 잠든 한밤중에도 깨어 있으며, 무엇보다 돈의 유혹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영혼을 지녀야 한다고 말한다. 즉 ‘손끝에 자라나는 돈의 환상을 잊기/ 위해서라도 글과 싸워야 한다/ 육체가 약해지면 영혼이라도 팔아야 한다’고 밝힘으로써 ‘돈’, ‘육체’ 등 현세적인 것에서 벗어나 맑은 영혼으로 세상을 보는 선지자이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 같은 시적 메시지가 거친 육성보다 사물 언어를 통해 때로는 느리고 완곡하게 독자에게 다가오지만, 어머님이 담근 장맛처럼 오랫동안 느긋하고 따뜻하게 남는 것을 우리는 이번 시집을 통해 만나게 된다.
-박몽구(시인·문학평론가)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영숙
충남 홍성 출생으로 안양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하였고, 안양을 대표하는 시인 김대규 선생에게 시 창작을 사사하였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안양 여성문인회(구 안양 화요 문학회) 등에서 활동 중이다. 2002년 《현대수필》로 등단하여 시와 수필을 줄곧 창작해 왔다. 창작수필집으로 『행복의 바이러스』 외 5권을 상재하였으며, 박물관 이야기 『안양의 불교문화 산책』, 칼럼집 『우리 살아가는 이야기』 등을 상재하였다. 1988년부터 현재까지 ‘자유기고가’로 활동하면서 유튜브 『녹색 꿈을 꾸는 호박』에서 마음에 새길 만한 글들을 낭송하고 있다. 2024년 (사)한국예총 안양지회 예술공로상(문학 부문)을 수상하였다.
목차
1부 : 그리운 당신
솔방울의 모욕
파란만장
보랏빛 친구
고뿔
녹색 꿈을 꾸는 호박
계란꽃
백년초의 노래
그리운 당신
모자가 똑같아요
연화대
가요무대
가족사진
갑자년 결산 공고
관계 개선법
나도 꽃이라오
2부 : 는개 내리는 아침
누에 닮은 어머니
는개 내리는 아침
도심을 깨우는 향
나를 만나는 시간
동지섣달
뒷모습
땅에서 꺼낸 알
목련화
미소가 머무는 곳
민들레의 굳은 절개
바람보다 억센 꽃
버드나무 단상
봄 오동도
병실 안 봄 풍경
3부 : 살아 있는 전봇대
비 오시는 날
비 그리고 바람
산이 좋은 사람들
살아있는 전봇대
낯선 여행
삼 개월 후
서리태콩
석류의 계절
붓질하며
얼굴
진실은 느리다
참치 찌개
청빈의 덕
시인의 눈
4부 : 발칙한 상상
하루초
헤어지는 날
화양리 간이역
발칙한 상상
촌수
거리의 하얀 핀
비스듬히 기운 햇살이 그리워
손 없는 날
고추잠자리
보랏빛 제비꽃
내 고향 가야실
노을빛
메모
문인의 길
■해설 탈세속의 시 정신을 담은 사물 언어 /박몽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