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나는 우리가 경험하는 영적 경험이 원자와 분자에서 비롯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경험 중 일부와 그런 경험이 가지고 있는 대단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본성을 원자와 분자라는 관점에서 온전히 이해하기가 불가능하다고 믿는다. 나는 화학, 생물학, 물리학의 법칙을 믿는다. 사실 한 명의 과학자로서 나는 그런 법칙들을 존경한다. 하지만 그런 법칙들이 야생동물과 눈이 마주치는 1인칭 시점의 경험이나 그와 비슷한 초월적 순간까지 담아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우리에게는 0과 1로 환원할 수 없는 인간만의 경험이 있다.
<서문>
내가 보기에 영혼의 존재는 신의 존재와 마찬가지로 어떤 이성적인 논증을 동원해도 증명할 수 없다. 영혼이나 신을 믿는 사람들은 그러한 믿음을 신념의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도 나는 여전히 멘델스존의 추론을 존경한다. 나는 그의 생각을 빚어낸 다양한 힘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이상한 우주에서 의미와 위안을 찾으려 시도했던, 수천 년의 세월 동안 버티며 이어져 내려온 그 힘들을 이해하고 싶다. 나는 영혼이 어떻게 존재하고, 왜 존재하는지 이해하고 싶다. 사실 비물질적인 모든 것을 이해하고 싶다. 제일 중요한 점은 멘델스존과 다른 철학자들, 신학자들이 공유하는 영혼에 대한 믿음이 내가 영성과 관련지은 다른 감정들과 동일한 심리적, 진화적 기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1장 비물질적 영혼에 대한 오래된 믿음>
나는 유물론자와 비유물론자가 모두 동일한 사실에서 동기를 부여받았음에도 그것에 맞서기 위해 아주 다른 심리적 전략을 제안했다는 점이 흥미롭게 느껴진다. 소크라테스나 성아우구스티누스 같은 비유물론자들은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으며 오히려 죽음을 반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착하게 살았다면) 불멸의 비물질적 영혼이 영원히 복된 사후 세계를 누릴 것이기 때문이다. 플라톤의 『페도』에서 소크라테스는 사약을 마시기 직전에 추종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예전이었다면 죽음을 슬퍼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죽은 자들을 위해서도 아직 무언가 남아있고, 옛 사람들이 말했듯이 선한 자에게는 훨씬 좋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 이와는 대조적으로 에피크로스와 루크레티우스 같은 유물론자들은 죽고 나면 우리 모두 해체되어 사라질 것이기 때문에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죽고 나면 우리는 어떤 형태로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남지 않으니 두려워할 것도 남지 않는다.
<2장 우주는 무한한 과거로부터 계속 존재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앨런 라이트먼
물리학자이자 인문학자, 작가. 1948년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과학과 문학에 재능을 보이던 그는 프린스턴대학교에서 물리학을 공부하고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에서 이론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1년부터는 「더 아틀란틱」, 「그란타」, 「하퍼스 매거진」, 「뉴요커」, 「뉴욕 리뷰 오브 북스」, 「살롱」, 「네이처」 등 다수의 잡지에 에세이와 시, 단편소설을 발표하며 작가로서도 입지를 다졌다. 하버드대학교에서 조교수 생활을 거친 후,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물리학 선임 강사로 근무했으며 현재는 인문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2006년에는 동남아시아의 여성 리더를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하프스웰을 설립했고, 2023년 8월에는 UN의 과학자문위원으로 임명되었다.『아인슈타인의 꿈』은 라이트먼의 첫 소설로, ‘시간’이라는 개념을 과학적 상상력을 기반으로 아름답고 철학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1993년 미국에서 처음 출간된 이후로 해외 30여 개국에 수출되고, 500만 부가 넘게 판매되며 시대를 초월한 모던 클래식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문학성을 인정받아 PEN 뉴잉글랜드상 수상후보작으로도 선정되었으며 연극과 음악, 무용, 뮤지컬 등으로 수차례 재해석되기도 했다. 라이트먼은 이후로도 전미도서상 최종후보작에 올랐던 소설 『진단The Diagnosis』을 비롯해 『초월하는 뇌』, 『우리에게는 다양한 우주가 필요하다』, 『과학이 세상을 바꾼 순간』 등 소설, 에세이, 과학 저술 등 다채로운 분야에서 왕성한 집필 활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