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단순한 의료 에세이가 아니다.오랜 동안 질병과 아픔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선 사람들과 마주하면서 그들 몸만이 아니라 마음의 건강까지도 회복시킴으로써 여성으로, 엄마로, 한 사람으로서 일상의 소소함과 평화를 누릴 수 있도록 해 주기 위해 애써 온 저자 권용순이 써내려 간 진실과 감동의 기록이다.
그렇기에 환자들과 만나면서 마주하게 된 삶의 내밀한 이야기와 진실들, 그리고 질병의 회복만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이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회복되는 순간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반복된 유산으로 절망에 빠져 있던 환자가 저자의 한 마디 위로에 다시 삶의 희망을 붙잡게 되고, 자궁 적출을 권유받았던 환자가 자궁을 지켜 낸 이야기 등은 단순한 의학적 사례를 넘어 치유와 회복, 공감과 연대의 이야기로 다가온다.
《오늘 자궁 맑음》은 저자 권용순 교수 덕분에 건강하게 성형된, 잘 지켜 낸, 그래서 제 몫을 다할 수 있게 된 자궁의 상태를 의미한다. 이전에는 꿈도 꿀 수 없었던 행복을 누리게 해 준 그 자궁은 구름 한 점 없이 밝고 맑은 날, “오늘 하루 상쾌하게 출발하실 수 있겠습니다.” 하고 알려 주는 일기예보와 같은 말이라 할 수 있다. ‘함께 치료해 온 시간, 함께 지켜 낸 건강’이 환자는 물론이고, 의사에게도 절망을 희망으로, 슬픔을 기쁨으로, 아픔을 행복으로 바꾸어 주었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오늘 자궁 맑음》은 의료계에 몸담은 의료인뿐만 아니라 복잡다단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당신은 소중합니다.”, “당신의 삶은 귀합니다.”라고 말해 주는 따뜻한 위로가 될 것이다.
출판사 리뷰
명의를 만나는 문턱은 높지 않아야 한다
적출 없는 자궁보존 수술
세계 최초 개발!
자궁 수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의사 권용순이 전하는 자궁 이야기
- 의사이자 교수, 한 인간으로서 환자들과의 진심 어린 교감, 그리고 깊은 고뇌와 각고의 노력을 담은 저자 권용순의 산문집 《오늘 자궁 맑음》
- 의사라는 직업의 경계를 너머 ‘인간 대 인간’으로 마주한 수많은 환자와 함께 만들어 온 이야기- 을지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권용순 교수. 진료실과 수술실 등 다양한 의료 현장을 누비며 써 내려간 진실과 감동의 에세이 《오늘 자궁 맑음》 출간
의료 현장의 이야기를 다룬 콘텐츠 대부분은 많은 인기를 끈다. 그만큼 병원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야기에는 수많은 군상의 다채로운 인생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감동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뛰어난 실력으로 어렵디어려운 관문을 뚫고 천하보다 귀한 생명을 지키기 위한 사투를 벌이는 신성한 일에 종사하는 의사들에게 상반된 평가가 돌아가는 것 또한 현실이다.
한때 ‘사’ 자가 들어가는 직업이 전문직의 꽃으로 여겨지며 최고로 추앙되었다. 최근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으로 빚어진 의료대란이 심화되면서 많은 비판이 나오고 있고, 시대가 변하면서 현실도 많이 달라졌지만, ‘사’ 자 들어가는 직업들을 향한 우러름은 여전하다.
수술실은 그야말로 전쟁터다. 비록 포탄이 쏟아지지는 않더라도 죽을 만큼 아픈 고통, 어디에서도 희망 한 자락 찾을 수 없는 절망, 끝끝내 막지 못한 죽음이라는 무시무시한 적을 상대해야 하는 사투의 현장이기 때문이다. 비단 수술실만 그럴까. 하루가 멀다 하고 그런 곳에서 의술을 펼쳐야 하는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이들에게 마땅한 지위와 존경, 보상이 따라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러나 드높은 존경과 보장된 보상이라는 화려한 외피 속에 가려진 책임과 의무, 감내해야 할 현실은 절대 만만하지 않다. 권위적 위계질서, 기득권 카르텔의 횡포, 조직 내 알력을 견뎌 내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환자를 살리면 살릴수록 병원 적자만 가중시킨다고 악당 취급당하는 드라마 속 이야기는 픽션이 아니라 온전한 팩트이기 때문이다.
국경없는의사회 등에서 박애정신을 실천하는 의사들을 보면서 우리는 존경심과 동시에 도저히 그렇게 살 수 없는 나 자신의 모습이 오버랩되어 불편함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잘살기 위해, 안정적인 삶을 위해 의사의 길에 들어선 이들에게도 그런 거룩함은 하찮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 자궁 맑음》에서 그러한 현실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직업적 소명에 대해 늘 묻고 답을 찾으려 노력해 온 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 저자는 수술실의 날카로운 긴장 속에서나 병실에서의 따뜻한 웃음 속에서도 끊임없이 질문한다.
“좋은 의사란 무엇인가? 좋은 삶이란 어떤 것인가?”
《오늘 자궁 맑음》에도 의학계 내부의 부조리나 조직 내 갈등, 연구자로서의 고뇌 등과 같은 직업적 현실이 고스란히 담겨 있지만 그런 이야기의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고, 그들을 향한 이해와 애정이 녹아 있다. 환자가 있었고, 그 길고 지난한 여정을 함께했던 동료들이 있었고, 끊임없이 품어 온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저자의 열정과 도전, 용기가 있었다. 저자는 타협보다는 진실을 택했고, 그 때문에 때로는 불이익과 외로움, 고통이 따랐지만 굳굳이 그것들을 감내해 왔다.
한자로 의사(醫師)의 ‘사’ 자는 변호사(辯護士)나 박사(博士)의 선비 ‘사(士)’나 판사(判事)나 검사(檢事)의 일 ‘사(事)’가 아니고 스승 ‘사(師)’라고 한다. 아마도 저자는 건강한 몸을 되찾아 주는 치료를 통해 건강한 마음까지 회복해 소소하고 평화로운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진정한 스승의 역할을 하는 것이 좋은 의사, 좋은 삶이라는 해답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네. 수술 가능해요. 자궁을 보존하고 선근종은 완전히 절제할 수 있어요. 수술 후 3개월 정도 지나면 자궁의 기능과 구조도 안정되어 임신 시도도 할 수 있으니 지금보다 훨씬 높은 임신력, 출산력을 발휘할 것 같아요. 아, 물론 생리통과 생리량이 정상화되는 것은 당연하고요. 결과적으로 90퍼센트 이상의 환자들이 증상은 사라지고 약물 치료를 하지 않아도 정상 자궁으로 생활할 수 있게 된답니다.”
“정말요? 제가 이렇게 심하고 아니, 다른 유명 교수님들도 다 만나봤는데 다들 불가능하다며 적출해야 한다고 했는데, 정말 가능한 거 맞나요?”
“거듭 말씀드리지만, 가능합니다.”
“교수님, 자궁동맥혈관을 차단하고 수술하시는 건 어떨가요? 쉽지는 않겠지만, 잠시 멈춰 놓고 수술을 진행한 뒤 다시 원상 복귀해 놓는다면 괜찮을 것 같은데요.”
“어떤 방법으로…?”
“혈관을 일시적으로 막는 내시경 클립이 있어요. 그걸 활용해 보시는 건 어떨까 해서요.”
이 교수가 머뭇거리면서 입을 연다.
“과장님께 선근종 수술을 받은 뒤 임신한 산모가 지금 입원 중인데 조기 출산 우려가 있어서요. 임신 36주가 넘었고 애기도 잘 커서 출산이 임박했습니다.”
……
“주말엔 응급수술을 하게 되더라도 당직 체계일 텐데, 그보다는 아예 주말 전인 금요일 정규 시간에 하지 그래?”
“저도 그렇게 하려고 했는데 환자분이 꼭 36주를 넘겨서 애를 낳고 싶다고 하시네요. 최대한 자궁 안에서 애기를 더 키워서 낳고 싶다니까 주말은 넘겨야 할 것 같은데, 약간 수축이 있어서 그때까지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제가 선근 종 수술 후에 임신한 산모의 제왕 절개는 처음이거든요.”
“알겠네. 주말에 별일이 없겠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서울 가지 않고 여기 있겠네.”
산모와 가족들은 잘 모른다. 교수 둘 이상이 이렇게 철저하게 환자의 출산에 노심초사한다는 것을.
작가 소개
지은이 : 권용순
2025년 현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산부인과 부인종양학 교수현 산부인과 과장현재 자궁 선근증 수술과 가임력 보존 치료의 세계적 개척자이자 수술 분야의 선두주자로서 가장 오랜 임상 경험과 다수의 연구 업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 최고의 수술 치료 사례를 보유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임상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수술법을 개발함으로써 자궁선근증으로 고통받던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국내외 학술지에 다수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다양한 학회에서 강연을 진행하면서 높은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목차
내게 한결같은 그니들 _014
하루의 시작 _022
탄생의 시공간 _027
홀로서기 _034
뜨거운 눈물 _039
고마운 사람 _046
환상의 콤비 _055
그때 너무 고마웠어요. _. 069
미국 환자 _ 082
승진 싫어요? _ 095
소중한 첫 만남, 산모 _ 107
너무나 아팠다 _ 119
가족의 곁으로 _ 142
준비한 이별 여행 _ 155
반갑다. 우리 첫 아가 _ 169
소녀 같은 내 환자들 _ 188
모나고 어린 의사 _201
못난 의사들 _218
어설픈 사기꾼 _228
나만의 일기 _245
백수 같은 나 _259
덫에 걸려들지 않으려면 _268
미꾸라지! _ 2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