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죽음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이 나란히 이어지다 따뜻하게 교차된다. 손자에게 죽음은 아직 낯설고 어려운 것이지만 할아버지에게 죽음은 내일 올지도 모를 반갑지 않은 친구이다. 사과나무가 꽃이 필 날만 기다리지만 삭막한 겨울이 길어질 수록 할아버지의 희망은 옅여져 간다.
봄이 와도 사과나무는 꽃을 피우지 않는다. 손자는 사과나무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할아버지를 위해, 종이고 꽃을 만들어 사과나무에 달아준다. 인생의 겨울을 맞이한 할아버지와 인생의 봄의 끄트머리에 있는 손자가 '죽음'에서 희망을 건져내는 이야기가 설득력 있다.어느샌가 할아버지는 자리에서 일어나 집 안에 흩어져 있던 책들을 모두 모으고 있었습니다. 그러고는 모은 책의 낱장을 하나하나 찢어냈습니다. 난 할아버지가 미쳤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겪는 진짜 이야기는 하지 않고 행복한 거짓말만 들려 주는 책에 너무 화가 나서 미친 거라고요. 하지만 정작 할아버지는 미움도 분노도 드러내지 않은 채 책만 찢고 있었습니다. 나도 할아버지 곁에 앉아 책을 찢기 시작했습니다.-본문 중에서